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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취지문

인간과 문명의 미래를 향한 진지한 모색.

경희대학교와 경희사이버대학교, 그리고 경희의료기관은 이제 변화와 개방, 협력을 통해 21세기 대학기관에게 요구되는 참된 가치의 실천과 학문의 권위 회복을 위해 앞서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육과 연구, 실천에 이르는 모든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세 기관의 조화로운 연계협력을 통해 미래 세계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인문학적 리더를 양성하고, 연구의 폭과 깊이를 심화하여 지구적 관심사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향후 5년에 걸쳐 경희구성원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의 힘을 모아 2,6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인문학적 인재양성과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연구와 실천, 그리고 지구적 위기에 맞서는 교육에 대한 이 사회의 집중적 지원과 육성을 의미합니다.

학문:평가에 이르는 유일한 길

학문의 권위회복을 위해서는 동시대인들이 미래에 대한 합의에 이르도록 물음과 도전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경희대학교는 이미 60여년 전에 평화가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는 궁극적 지향이며 평화를 해치지 않고 평화에 이르는 길은 학문이 유일함을 세상에 선언했습니다. 지난 60여년 세계사의 흐름에 비추어 경희대학교의 탄생 자체가 지니는 의미가 남다른 것은 그 어떤 기술이나 무력도 인간 세상을 궁극의 평화로 인도하지 못할 것이며 근본적 변화는 오로지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희대학교는 격변하는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이러한 역사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노력이 때로는 실패로 돌아간 듯 보이기도 하고 미숙한 몸짓으로 끝나는 듯 싶기도 했지만 단 한번도 절망하지 않고 이 걸음을 내디뎌 왔습니다. 이 길은 결코 몇몇의 선각자나 뛰어난 지략가의 몫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인류의 평화에 대한 열망이 경희 속에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경희대학교가 20세기 중 가장 참혹한 인간 고난 속에서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경희가 말하는 평화는 그래서 관념적이거나 지향점으로서의 평화가 아닌 피와 땀 내음이 짙게 밴, 구체적인 형제와 이웃들을 위해 이 땅에 구현되어야만 할 평화였습니다.

교육: 느리지만 바른 길

그 길은 결코 빠르거나 잘 닦여진 길이 아니었습니다. 교육은 효과가 가장 늦게 나타나지만 오래 가는 투자였습니다. 지난 67년간 많은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하여 이 사회가 얼마나 더 평화롭고 더 인간적으로 변했는지 자문해 본다면 결코 자신 있게 대답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도전과 성취들이 있었음을 자부합니다.

최근 국내외 대학평가 순위가 부쩍 향상됨에 따라 경희인들의 자긍심 역시 함께 신장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우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고 자랑스런 일은 경희대가 사립대 중 국내학생 장학금 지급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장학금 중 상당 부분이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으로 차상위계층 장학금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교육이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되어야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이기 때문입니다.

경희대학교와 경희사이버대학교, 그리고 경희의료기관에서 문화, 예술적 소양과 윤리의식을 갖춘 문화인으로 훈련 받은 수많은 인재들이 세상에 배출되어 만들어 낼 미래의 변화들을 우리는 가슴 벅차게 그려 봅니다. 실용을 추구하면서도 근본가치를 외면하지 않는 지식인들, 경쟁하되 상생을 추구하는 지성인들이 그려가는 이 나라의 내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상상해 봅니다.

실천: 지성의 증거

모든 지성은 실천을 통해서만 궁극적으로 스스로의 진정성을 증명합니다. 정부, 기업, 시민사회들과의 교류 속에 지역과 지구사회에 기여하는 거교적 사회공헌기구인 경희지구사회봉사단 (GSC: Global Service Corps)을 필두로 재학생 해외봉사단 파견 등의 봉사활동과 경희음악캠프, 경희 공공미술프로젝트, 디자인 사회봉사 프로젝트, 나눔문화 활성화 캠페인 등 지역사회 공헌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경희인들의 나눔·실천은 지역과 영역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배우는 사람이 그 배움을 이웃과 나눈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강단에서 배운 것을 현실에서 확인하는 과정인 동시에 현장과의 교감을 통해 또 다른 배움이라는 상호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매년 사회봉사 학점을 취득하는 학생 수가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희가 마련한 다양한 실천 플랫폼들은 대학생이 이 시대의 미래를 준비하는 세대임과 동시에 이 시대와 더불어 그 긍정적 변화를 추동하는 주체임을 늘 상기시켜 줍니다.

변화, 개방, 그리고 협력

이제 경희대학교와 경희의료기관, 그리고 경희사이버대학교가 함께 교육, 연구, 실천에 있어 과감하고 획기적 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각 기관의 성금캠페인 취지문은 이 시대의 학문이 담당해야 할 절실한 가치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변화(경희대학교), 개방(경희사이버대학교), 그리고 협력(경희의료기관)입니다. 우리는 이 문서들이 단순히 모금을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고 자신 합니다. 이것은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주요 화두와 과제들을 놓고 대화와 협력 속에 함께 해결점을 찾아 나가자는 초대입니다.

경희대학교는 이제 오로지 개인적 성공만을 추구하는 지식기능인의 생산도구로서만 기능하기를 거부합니다. 경희대학교는 진정한 의미의 학문의 전당이 되기 위해 다양한 교양을 겸비한 온전한 인격체들이 학문의 엄중함과 실천의 참 가치를 함께 깨달아가는 대학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그 어떤 대학에서도 감히 추진하지 못했던 인문교양대학-후마니타스 칼리지의 설립은 경희 공동체가 오랫동안 지녀온 ‘대학다운 대학’이 되려는 열망의 첫 단추였습니다. 이를 통해 학문의 권위를 다시 세우고 인문과 교양, 예술적 심성을 고루 갖춘 교양인의 양성을 통해 사회의 전반적 건강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얻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경희사이버대학교는 명실공히 세계와 인간을 향해 열린 온라인 고등교육기관으로서 ‘누구나 올 수 있지만 아무나 배울 수는 없는’ 뛰어난 컨텐츠와 엄격한 학사관리를 바탕으로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배움을 위한 공간과 기술적 업그레이드, 그리고 연구지원만 가능하다면 온라인 대학에 대한 많은 편견들을 극복하고 사이버고등교육기관의 새로운 전범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경희의료기관은 이미 오래 전에 양한방 협진이야 말로 미래 인류의 건강에 접근하는 가장 탁월한 길임을 증명해 왔습니다. 그간 부문별로 약진을 거듭해 온 제 분야의 융합을 통해 진정으로 인간의 건강과 행복에 봉사하는 의료기관이 되기 위해 적절한 규모의 확장과 연구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 세 기관이 동시에 성금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적절히 연계하여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연구-실천 복합체의 새 전형을 이루어가는 거대한 과정이 될 것입니다.

경희의 향기

인간의 후각은 한가지 자극에 가장 먼저 무뎌지는 감각중의 하나이지만, 향기에 대한 기억은 인간이 가장 오래도록 유지하는 기억입니다. 경희학원에서 받은 인문학의 세례는 각자에게 독특하고 고유한 향기로 남을 것입니다. 훗날 직장에서 직면하는 윤리적 딜레마 속에서 불현듯 칸트를 떠올릴 때, 거리에서 일상의 정의의 문제로 고민하며 헤겔을 떠올릴 때, 그리고 모두 잠든 밤 서재에서 다산을 만났을 때 그 진하고 따뜻했던 경희의 향기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경희를 통해 뒤늦게 세상을 새로이 인식하고 삶을 다시 디자인한, 이름도 얼굴도 서로 모르는 낯선 사람들이 인간의 진보와 평화를 위해 함께 어깨를 맞댈 때 서로에게서 풍기는 아련한 경희의 향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단칸방에서 아무도 돌봐주는 이 없이 쓰러진 나를 일으키는 손길에서, 질병으로 신음할 때 땀 젖은 머릿결을 어루만져 준 그 손길에서 인간의 냄새를 맡는다면 그것은 분명 경희의 향기일 것입니다. 경희는 이제 하나의 교육기관이나 의료기관을 지칭하는 이름을 넘어서서 지구문명과 인간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그 숙제를 풀어가는 동시대 집단 지성의 상징으로 남으려 합니다.

이제 무릎을 마주하며 묻습니다

경희대학교는 개교 70주년을 향해 나아가면서 대학이 이 세상에 무엇이 되어야 하며 21세기에 학문의 자리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묻습니다. ‘학문과 평화’를 기치로 문명 인류사회의 건설을 추구하며 다시는 이 세상에 야만적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간을 가르치는 우리의 노력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이었는지 묻습니다. 그 동안 세상과 이웃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 온 경희학원이 이제 인간의 나이로 이순이 되어 새삼 동시대인의 목소리에 겸허히 귀를 기울입니다. “교육은 국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육은 마땅히 1백년의 미래를 앞서 생각하며 세워야 할 계책이라는 뜻입니다. 2019년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한지 꼭 1백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제 우리 나라도 1백년을 앞서 생각하며 기초요 닦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경희의 지난 60여년은 앞으로의 교육 1백년을 세우기 위한 중요한 기초요,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느 한 교육기관이나 한 기구가 홀로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하는 일도 아닙니다. 이제 우리 모두의 앞날, 후손의 미래, 인류의 운명을 디자인하는 이 막중한 순례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