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2013-03-18

'무소유'를 통한 진정한 '소유'

 

서길웅 교수 (예술디자인대학)

 

작년 8, 우리학교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게 됐다. 서길용 교수가 정성으로 빚은 도예작품 100점이 바로 그것이다. 서 교수는 퇴임을 앞두고 자식과도 같은 도예작품을 학교에 기증했다. 기증된 작품은 1980년 작품에서부터 2009년 최근작까지 망라돼있어 서 교수의 20 년간의 자취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특히 서 교수의 도예작품은 그가 창안한 곡물상감기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미국, 러시아, 인도, 그리스 등지에서 전시회를 열만큼 예술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번에 기증된 작품은 개인전 당시의 판매가를 기준으로 약 36,000만원을 호가한다. “실은 작품을 모아서 개인 미술관을 열까도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예술가의 도리가 아니라 생각되더군요.”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청년시절 읽은 법정스님의 무소유 라는 책 때문이다. 서 교수는 아주 필요한 것 외에는 다 내려놓고 나눠야 한다는 가르침을 그 책에서 배웠다. 이러한 삶의 방식을 갖게 되자, 그에게서 기증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특히 예술은 나 혼자 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중과 나누고 그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예술의 사명이지요. 그리고 기증이라는 방법이야말로 사회적으로 무소유에 대한 실천을 하는 길이라 생각하기도 했고요.”

서 교수는 이와 같이 나누는 삶30 년 전부터 실천해오고 있다. 소년소녀가장, 꽃동네, 아프리카 기아들에게 매달 얼마의 돈을 기부하고 있다. “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나눠서 그 이상의 행복을 얻고 있습니다. 나눔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육자로 오랜 시간 몸 담았던 예술디자인대학에 작품을 둔다는 자체도 그에게는 큰 의미가 됐다.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며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스승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다. 또한 스승으로서 자신의 작품을 볼 수 없다고 아쉬워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지나칠 수가 없었다.

 

폭넓게 보고, 듣고, 사고하는 것이 예술을 하는 데 있어서는 아주 중요합니다. 제 작품이 학생들의 창조성을 기르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신의 무소유를 통해 모든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을 열어준 서길용 교수. 서 교수의 이러한 삶이야말로 지금의 경희를 만들어 온 힘이지 않을까.

 

[출처 : Annual Report 2009 no.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