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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5

"간호학의 기본은 나눔" 퇴직 간호대 교수들 '아름다운 기부'

경희대 이향련 명예교수 등 16명, 단과대 50주년 기념 4천만원 쾌척
지칠 줄 모르는 나눔정신…2005년 이후 1인당 평균 3천만원 기부


<퇴직 후에도 기부문화 이어간 이향련 경희대 명예교수[경희대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최근 경희대 캠퍼스를 찾은 경희대 간호과학대학 이향련 명예교수는 감회가 새로웠다. 7년 전 정년을 맞아 퇴임한 뒤에도 종종 찾아온 교정이었지만 이번 방문은 특별했다.


자신을 비롯해 정년 퇴임한 간호과학대학 출신 교수들이 십시일반 모은 학교발전기금을 전달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명예교수와 뜻을 함께해 기금 모금에 참여한 퇴직 교수는 모두 16명이다. 정년퇴임을 한 지 15년이 지나 80대에 접어든 노교수도 동참해 모두 4천400여만원을 모았다.


이 명예교수는 1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간호과학대학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뜻깊은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제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학교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참하신 교수님들이 모두 제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교단에서 내려온 지 다들 오래 지났지만 그래도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며 웃었다.


이 명예교수의 기부는 처음이 아니다. 이미 '현역' 시절부터 시작됐다.


그를 비롯한 간호과학대학 교수들은 2005년 '교수부터 기부에 동참하자'는 생각으로 1인당 평균 3천만원을 기부했다.


이후 졸업생과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뤄졌다. 스승의 본보기를 배운 제자들이 나눔에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간호대학 졸업생들은 교수 사은회를 없애고, 대신 그 비용을 모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돈만 1억원이 훌쩍 넘는다.


2005년 이후 간호대학에서 학교에 낸 기부금 총액은 24억원에 달한다.


이 명예교수는 "간호대학의 기부 전통은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2005년을 계기로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기부문화가 만들어졌다"며 "7년 만에 기부했지만 이번 일로 퇴직 교수들까지 간호대학 전통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간호학은 봉사와 희생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학문이어서 기부를 하면서 진정한 간호학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며 "기회가 되면 또 원로 교수들이 힘을 합쳐 학생을 돕고 싶다. 어려운 예비 간호사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이면 좋겠다"고 했다.



p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7/16 08:15 송고